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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이육사-교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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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2. 시구 풀이
 푸른 하늘에  남아 서서 : 교목의 의연한 자태. 모질고 험한 세월 속에서 불에 타는 수난을 겪더라도 당당한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심경을 밝히고 있다.
 차라리 꿈도 꽃피진 말아라 : 단호한 금지형의 어투를 통해 비굴한 삶으로 개인의 안락이나 영화를 누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끝없는 꿈길에  뉘우침 아니라 : ‘끝없는 꿈길에  1연의 푸른 하늘에와 조응되는 시구로 조국 독립, 해방을 위한 투쟁의 길을 끝없이 걷고자 하는 화자의 결의를 느낄 수 있다.
 마침내 호수  흔들진 못해라 : 극한 상황에 처하면,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더라도 외부의 압력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단을 드러낸다.
  
3.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 자신을 불태우면서 죽음으로써 대처하겠다는 준엄한 저항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각 연의 끝을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어(否定語)를 사용함으로써 강인한 저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시의 어조를 보면, 이 작품은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간결하고도 강인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우뚝 남아서서''휘두르고''깊이 거꾸러져' 등의 남성적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시어는 '차라리''아예''마침내''차마' 등의 부사와 어울려 화자의 단호한 자세를 드러내고 있는 한편, '말아라''아니라''못해라' 등의 부정어로써 그 강인한 의지를 배가시키고 있다. 
1 : 현실에 대처하는 시인의 의연한 자세를 나무로 형상화했다. 화자는 시련을 당하여 불타지만, 당당하게 맞서서 푸른 하늘을 향하여 우뚝 서 있겠다는 것이다. 비굴하게 자신의 의지를 굽혀 가면서 개인적인 영화(榮華)를 누리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2 : 암담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영화를 버리고 미래를 위하여 고난의 길을 택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자인 교목이  대신 거미줄을 휘두르고 해방과 독립을 찾아가는 길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길이 의롭기 때문이다. ‘낡은 거미집은 제1연의 과 대립되는 이미지로 궁핍한 삶을 뜻하며, ‘끝없는 꿈길은 자유, 해방 또는 독립을 향한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을 뜻한다.
3연은 화자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가혹한 세월에 맞서 자신의 정열을 불태우면서 독립을 향해 가는 길에 극한적인 상황이 오면 구차하게 살기보다는 차라리 거꾸러져 죽을지언정 의지를 버리지 않겠다. 그러니 이 결심은 어떠한 탄압도 꺾을 수 없을 것이다. ‘검은 그림자는 암담한 상황, 절망적 상황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호수는 물의 이미지로 죽음을 뜻한다. 그리고 바람은 외부의 힘,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제1연의 세월에 상응하는 이미지이다.
이 시는 밖을 향한 목소리가 아니라 화자의 내면을 향한 다짐이며,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릴 수 없다는 극기(克己)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많은 문인(文人) 또는 지사(志士)들이 탄압에 못 이겨 결국 일제에 굴복하고 친일로 기울었으나, 이육사는 끝까지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했다. 이러한 시인의 내면 세계를 이 시에서 볼 수 있다.
  
4. 특 징
 교목이라는 자연물과 화자의 내면 세계가 동일시되고 있다.
 상징성이 두드러진 시어와 시구를 활용하는 한편, 간결한 짜임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차라리’, ‘아예’, ‘마침내’, ‘차마 , 단호한 의미로 전달하는 부사와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 부정형의 종결 어미를 통해 저항 의식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5.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어조 : 굳은 결의를 노래하는 간결하고 강인한 목소리
 성격 : 상징적, 의지적, 서정적
 주제 :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 내는 맑고 굳은 삶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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