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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강

수능특강 문학 말하는 돌 정리 및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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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태 <말하는 돌>

 

개관

이 작품은 한국전쟁 중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려는 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복수를 위해 귀향한 는 묘지 이장에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의 행동은 이념과 계급을 초월했던 아버지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작품은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화해를 통해 인간의 순수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현대 소설, 단편 소설

*배경: 1980년대 월곡리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 전쟁의 비인간성과 화해를 통한 인간의 순수성 회복

*특징: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사건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킴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함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파괴와 공동체의 분열을 표현함

 

전체 줄거리

<말하는 돌>은 억울하게 살해당한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정당하게 장례를 지내고, 살인에 가담한 자들에게 복수하려는 의 귀향과 탈향이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월곡리의 부면장집 머슴이었던 황바우는 전쟁으로 혼란한 와중에 재산을 노리고 부면장을 살해한 마을 청년들로부터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부면장의 가족들이 마을로 돌아오자 마을 청년들은 황바우에게 누명을 씌우고 부면장 아들의 묵인하에 그를 살해한다. 황바우의 아들인 는 친구인 장돌식의 도움으로 까치산 정상에서 죽은 아버지의 시신을 평장으로 묻고 그 위에 큰 돌을 얹혀놓는다. 주인을 살해한 빨갱이 머슴의 아들이라는 누명을 쓴 그는 마을에서 도망쳐서 30년간 악착같이 돈을 벌어 부자가 된 뒤에 고향으로 향한다. 그는 친구인 장돌식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관여한 자들을 인부로 고용해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왕릉 같은 묘를 만든다. 그는 아버지를 천대한 주인 가족과 아버지에게 죄를 뒤접어씌운 이들을 인부로 부려서 무덤을 만들게 해서 아버지의 원한을 풀려고 했다. 장례를 끝내고 그는 자신의 황바우의 아들임을 밝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축하할 뿐 황바우에 대한 죄책감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이 과한 행동으로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는 대신 그를 욕보이게 했을 뿐이라고 자책하고는, 평장을 했을 때 묘비처럼 올려두었던 돌에 아버지의 혼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돌을 도시의 자기 집으로 가지고 간다.

 

지문 분석

유골이 땅속 깊숙이 묻히고, 덩실하게 봉분을 짓기 시작하자 나는 차츰 형언할 수 없는 야릇한 쾌감을 맛보았다. :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가 완성되어 가는 것에 대한 의 심리

마을 사람들 표정에 별로 크게 놀라는 빛이 없었다. 특히 나는 부면장네 아들과 아버지를 죽인 네 사람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죄스러움이나 위축감 따위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첨부터 황바우 아들이라고 밝힐 것이재 원!”

아들이 잘된 걸 보니 돌무덤 자리가 명당이었던갑구만.”

황바우 일이라면 우리가 이르케 많은 돈을 받기가 미안헌디.”

참말로 사람 팔자는 알 수 없는 일이구만.”

그나저나 돈 벌어서 효도 한번 푸지게 잘했네그려.”

하고들 몇몇 사람들이 언뜻언뜻 한마디씩 뱉어 냈을 뿐이었다. : 월곡리 사람들은 가 잘되어 돌아와 아버지 묘를 이장한 것에 대해 치사할 뿐,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고 있지 않음.

내가 크게 잘못했네. 아버지의 한을 풀어 주기는커녕 되레 아버지를 욕되게 하고 말았어.” : 자신의 복수가 옹졸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아버지를 욕되게 한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듦.

 

못생긴 큰 돌: ‘로 하여금 아버지의 혼이 들어 있다고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장돌식과의 우정, 고향을 상기하도록 만든 소재.

 

그의 소설에서 반복되는 귀향 모티프는 크게 탈향 과정에서 살해한 사람이나 살해된 아버지의 유해를 찾기 위한 귀향과 죄의식에 의한 귀향으로 나뉘는데, 한국전쟁기에 발생한 원통한 죽음이 그 공통된 원인이다. 그리고 그의 소설 속 고향으로 귀환하는 인물들은 과거의 원환에 복수할 수 있는 권력이나 금전적 부를 획득했거나(유해 탐색), 죄의식으로 인해서 정신적인 일탈 상태(죄의식)을 보인다. 즉 귀환하는 이들은 고향 공동체보다 우월적인 힘을 획득했거나, 정신적 일탈로 인해서 정상적인 구성원이 될 수 없는 자들이며, 그로 인해 공동체의 외부자라는 위치는 좁혀지지 않는다.

 

국가의 적으로 규정된 이들을 죽이고, 그 시신의 매장조차 금지하는 반공국가의 존재는 죽은 자의 매장을 방해하고 살아있는 자들이 사건을 망각하게 하는 힘이다. 고향 공동체 내부의 과거 인식은 이 외부의 힘에 억눌려 있기에 스스로 이를 다시 바라볼 수 없다. 고향 바깥에서 얻은 다른 힘에 의해서만 사건은 다시 조명될 수 있다. 그러나 무덤 없느느 죽음을 복권하려는 시도는 어떤 한계에 직면하여 중단된다. 한 개인이 귀향하며 가져온 외부의 힘이 공동체에 가해진 국가의 힘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불효막심한 놈아말하는 돌의 상징

의 신분을 밝혔을 때 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나도 담담하다. 오히려 이미 늙고 나약해진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복수를 꿈꿨던 내 자신이 초라해 보였던 것이다. 어쩌면 의 복수가 또다른 복수로 이어지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이미 도도히 흘러온 세월은 마을 사람들과 죽은 아버지 사이에 암묵적인 사과와 용서를 통한 화해가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혼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서 가져온 돌이 고함쳤다. ‘이 불효막심한 놈아’. 사실 마을 사람들의 직접적인 사과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저자는 이념이나 계급보다는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의 복수는 이념과 계급을 초월했던 아버지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말았던 것이다. 말하는 돌은 과거에 대한 복수가 아닌 화해의 상징이자 친구 장돌식과의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순수성의 회복이라 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계급도 이념도 아닌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말하는 돌이라는 동화적인 냄새가 풍기는 제목에서도 저자의 이런 의도는 충분히 감지된다.

보복과 복수의 악순환은 사과와 용서, 그 뒤에 같이 가야할 화해로 대체되어야 한다. 비록 마을 사람들의 과거 가해자로서 또는 방관자로서의 사과가 세월에 침식돼 은유적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말이다. 역사적인 또는 사회적인 의미가 과거 청산도 과거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를 살아갈 새로운 동력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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