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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김유정 - 만무방 정리 및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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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래 단편 소설

배경 시간적 - 1930년대 가을

공간적 - 강원도 산골 마을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성격 사실적, 반어적, 해학적, 풍자적

문체 간결체, 비속한 구어체, 판소리 사설의 문체

의의 농촌의 궁핍상을 심도 있게 드러낸 소설

주제 식민지 농촌 사회에 가해지는 상황의 가혹함과 그 피해

 

구성

발단 한가롭게 송이 파적을 다니는 응칠

전개 응오네 벼를 도둑맞은 사실을 듣게 되는 응칠

위기 도둑을 잡기 위해 잠복하는 응칠

절정 도둑이 바로 동생이었음을 알고 어이가 없어 망연자실하는 응칠

결말 황소 훔칠 것을 거절하는 동생을 몽둥이질하여 등에 업고 내려오는 응칠

 

 

등장인물 

응칠  원래는 성실한 농민이었으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과 절도로

일확 천금의 허황한 꿈을 꾸는 인물

응오  진실하고 모범적인 소작농. 자신이 가꾼 벼를 자기가 도둑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함

 

성팔, 기호, 용구, 머슴, 상투쟁이  도박으로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농촌을 떠나려는 소작농들.

 

 

 

줄거리 

깊은 산골에 가을이 무르녹았다. 응칠은 한가롭게 송이 파적을 나왔다. 전과자요 만무방인 그는 아우인 응오의 동네로 와서 송이 파적이나 할 수밖에 없는 유랑인의 신세다. 응칠은 시장기를 느끼며 송이를 캐어 맘껏 먹어 보다가 고기 생각이 나서 남의 닭을 잡아먹는다.

숲 속을 빠져 나온 응칠은 성팔이를 만나 응오네 논의 벼를 도둑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팔이를 의심해 본다. 사실 응칠이도 5년 전에는 처자가 있었던 성실한 농군이었다. 그러나 빚을 갚을 길이 없어 야반 도주한 응칠은 동기간이 그리워 응오를 찾아왔다. 응오는 순박하고 성실한 모범 청년이지만,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야 삭초와 도지와 정리쌀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어 살아갈수록 빚만 늘어 가게 되자, 지주의 착취에 맞서서 벼를 베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베지도 않은 벼 닷 말쯤을 도둑맞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응칠은 전과자인 자신이 마을 사람들에 의해 도둑으로 지목될 거 같아 오늘 밤에는 도둑을 잡은 후 이곳을 뜨기로 결심한다.

응칠은 응오의 논으로 도둑을 잡기 위해 산고랑 길을 오른다. 그런데 산 속 바위굴 속에서는 노름판이 벌어져 있었다. 잠시 노름판에 끼여들었다가 바위굴 속을 나온 응칠은 응오의 논 가까이에 잠복하여 밤을 새우며 도둑을 기다린다.

닭이 세 홰를 울 때, 흰 그림자가 나타난다. 복면을 한 도둑이 나타나자 응칠은 몽둥이로 허리께를 내리친 뒤 놈의 복면을 벗겼다. 순간, 응칠은 망연자실한다. 도둑은 다름아닌 동생 응오였던 것이다. 자기 논의 벼를 자기가 훔치다니…….

눈을 적시는 것은 눈물뿐이다. 응칠은 황소를 훔치자고 동생을 달랬지만, 부질없다는 듯 형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나는 동생을 보고 응칠은 대뜸 몽둥이질을 한다. 응칠은 땅에 쓰러진 아우를 등에 업고 고개를 내려온다.

 

 

작품의 이해와 감상

 만무방 1935 7조선 일보(朝鮮日報)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본래 김유정의 소설은 어둡고 삭막한 농촌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생활 양식을 냉철하고 이지적인 현실이나 비극적인 진지성보다는 연민의 아픔을 수반한 웃음을 통하여 희화적(戱畵的), 해학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그 본질적 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만무방에서는 그 특유의 해학성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착취 체제에 내재하는 모순을 겨냥하고 있다. 형인 응칠과 아우인 응오는 서로 성격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적 취득 분배 양식에 내재하는 모순에 대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계급 투쟁적 해결의 경직성을 드러내지 않고, 결말의 내 걸 훔쳐야 할 운명의 상황적 아이러니를 통하여 현실의 피폐함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만무방은 응칠과 응오 형제가 궁핍한 삶 가운데 상반된 길을 걸어온 이야기이다. 전과 4범의 건달인 형 응칠은 절도에도 능한 노름꾼이며, 사회적 윤리의 기준에 위배되는 만무방(원래 염치 없이 막되먹은 사람, 혹은 파렴치한 사람이란 의미)이다. 이와는 달리, 동생 응오는 모범적인 농군임에도 벼를 수확해 봤자 남는 것은 빚뿐이라는 절망감으로 벼 수확을 포기한다. 응오네 논의 벼를 도둑맞아 범인을 잡고 보니 의외로 동생인 응오였다는 아이러니, 일 년 농사를 짓고 남는 것은 등줄기를 흐르는 식은땀뿐이라는 인식은 당신의 소작농들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응오가 자신이 가꾼 벼를 자기가 도둑질해야 하는 눈물겨운 상황에 놓이는 데에 반해, 형 응칠은 반사회적인 인물로 몰고 간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기인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같은 응칠의 행위가 오히려 농민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왜곡된 사회에 대한 냉소주의의 표현이라 불 수 있다.

작가 김유정은 1930년대의 현실을 반어적으로 파악했으며, 그것은 김유정에게 수사적인 차원이 아니라 현실의 구조를 인식하고 왜곡된 사회 현실의 모순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당시 소작인들의 궁핍상을 반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소설 미학의 측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다. 주인공의 대범하고 적극적인 행동이 반사회적인 것일수록, 그것이 농민 계층의 꿈이 되고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사실은 서글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1930년대와 같은 모순된 사회에서 응칠과 같은 반사회적인 행동 양식이야말로 당대의 비참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씁쓰레한 메시지를 환기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인 '만무방' '막되어 먹은 사람'이란 뜻으로, 일차적으로는 응칠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실상은 등장인물 가운데 만무방 아닌 자들이 없다. 1930년대 한국 농촌의 민초들은 결국 만무방에 다름없는 자들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으며, 도둑과 노름으로 세월을 보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당대 농촌의 왜곡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작중인물들이 정상적인 삶의 방식에서 일탈된 행동을 하는 것은, 당대의 농촌 현실에 대한 탐구에서 그 답을 찾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면, 정상적인 방식으로 삶을 꾸려 가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허황된 꿈을 가지게 마련이다. 뼈빠지게 농사를 지어 보지만, 남는 것은 오히려 빚뿐이라는 현실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제 것을 도둑질하는 슬픈 아이러니  자신(응오)의 벼를 훔쳐야 하는 상황이 식민지 농민의 비애였다. 농사지어 타작해 보았자 모두 빼앗기고 나면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훔쳐 먹고는 잃었다고 하는 것이 벼 한 톨이라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 엄청난 모순이 당대의 삶의 진실이었던 것이다. 주인이 자신의 벼를 도둑질하는 그것보다 더 큰 아이러니는 없다. 이 아이러니는 여유있는 웃음이 아니라 애잔한 비애 즉, '슬픈 웃음'인 것이다.

 

 <만무방> '막되어 먹었지만' '슬픈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노름과 도둑질로 사는 응칠이도 사실은 처자와 떨어져 방랑하는 인물이며, 밤마다 움막에 모여 노름을 하는 사람들도 생활에 절망한 사람들이다. 병든 아내를 구환하며 힘든 삶을 살아가다 급기야 자신의 벼를 훔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동생 응오도 가련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이들은 모두 생활에 배신당한 자들이다. 그들이 일탈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 상황은, 식민지 궁핍이었다.

 

 응칠을 통해 보여주는 아이러니  응칠은 도둑질과 노름으로 소일하면서도 대범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반사회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이 오히려 우쭐대고 잘난 체하며, 더구나 당시 소작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 아이러니(반어)이다. 이는 30년대와 같은 모순된 사회에서 응칠과 같은 반사회적인 행동 양식이야말로 당대의 비참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씁쓰레한 메시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어적 상황과 작가의 따뜻한 시선

이 작품의 표면에서는, 응오가 자기 논의 벼를 훔치다가 형에게 들키는 장면을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자기 논의 벼를 남 몰래 훔쳐야 하는 상황을 통해, 착취당하는 농민의 모습을 그리면서 식민지 농촌 사회의 참상을 고발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 극도로 궁핍한 상황을 그려 내면서도 민중 특유의 건강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을 통해, 농민들을 대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응칠의 변모

응칠은 처음에는 응오와 같은 순박한 농군이었으나, 빚 때문에 야반도주를 한다. 결국은 가족과도 헤어진 채 떠돌아다니는 만무방이 된다.

 

 닮아가는 형제

응칠은 전과자이자 만무방으로 순박한 동생 응오와는 대비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아내가 병들고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응오는 자기 논의 벼를 훔치게 된다. 결국 응오의 앞날도 응칠과 같이 변화하게 될 것을 암시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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