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시가

박인로 노계가 정리 및 해제

728x90
반응형

박인로 노계가 정리 및 해제

 

비금주수(飛禽走獸)는 여섯 가축이 되었거늘[나르는 새들과 달아나는 짐승들은 여섯 종류의 가축이 되었거늘. / 화자가 여섯 종류의 가축을 기르고 있다는 뜻인 듯. / 비금주수 : 날짐승과 길짐승]

달 아래 고기 낚고 구름 속에 밭을 갈아[달 아래서 고기 낚고 구름 속의 밭을 갈아 먹으며. / 자연 속에 은거하며 노동하는 모습임.]

먹고 못 남아도 그칠 때는 없노라[농사 지어 양식으로 먹고 나면 남는 것은 없지만, 농사짓는 것을 그만두지는 않는다는 것임.]

무진(無盡)한 강산과 허다한 경작하지 않고 놀리는 땅은 자손에게 물려주거니와[끝없는 강산과 경작하지 않고 버려둔 많은 땅은 자손들에게 물려주겠지만. / 무진한 : 다함이 없는.]

명월청풍은 나눠주기 어려우니[밝은 달과 맑은 바람은 나눠 주기 어려우니. / 명월청풍 : ‘자연을 뜻하는 대유적 표현.]

재주 있든 없든 부모 뜻에 따라 효도하는 아들 하나 [재주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부모 뜻을 따라 효도하는 아들 한 사람에게]

태백(太伯), 연명(淵明)의 증서로 길이 물려주리라 [이태백과 도연명이 써 준 글을 증서로 삼아 영원히 물려주리라. / 효도하는 자식이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인 듯. / 태백, 연명 : 이태백과 도연명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즐기며 산 대표적인 인물이므로, 이들을 증인으로 삼는다고 한 것임.]

나의 이 말이 우활(迂闊)한 듯하지만 자손 위한 계책은 이것뿐인가 여기노라[나의 이 말이 어리석은 것 같지만, 자손을 위한 방법은 다만 이것뿐이라고 생각한다. / 우활 : 사리에 어둡고 세상 물정을 잘 모름. / 이것 : 앞 문장을 가리킴. 즉 효도하는 아들에게 이태백과 도연명을 증인 삼아 자연을 물려주는 것.]

또 어리석은 이 몸은 인자(仁者)도 아니요 지자(智者)도 아니로되[또한 어리석은 이 몸은 어진 사람도 아니요 지혜로운 사람도 아니지만.]

산수(山水)에 벽()이 생겨 늙을수록 더하니[자연(山水)을 좋아하는 버릇이 생겨서 늙을수록 더욱 심해지니. /  : 무엇을 치우치게 즐기는 성격. 고치기 어렵게 굳어 버린 버릇. /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는 말이 있으므로, 화자가 자신은 인자나 지자가 아닌데도 산수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한 것임.]

저 귀()한 삼공(三公)과 이 강산을 바꿀쏘냐.[저 귀한 삼정승과 이 강산(江山)을 바꾸겠는가? 바꾸지 않는다(설의법). 자연을 즐기는 삶을 높은 벼슬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임. / 삼공 :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3정승.]

어리석고 미친 이 말에 웃기도 하겠지만[어리석고 터무니없는 내 말을 비웃을지 모르지만]

아무리 웃어도 나는 좋게 여기노라[남들이 나를 아무리 비웃는다고 해도 나는 자연 속에 사는 것을 더 좋게 여긴다.]

하물며 명시(明時)에 버려진 몸이 할 일이 아주 없어[하물며 밝은 시대에 버려진 몸이 할 일이 전혀 없어서. / 명시 : 환한 세상. 평화로운 세상.]

세간(世間) 명리(名利)란 뜬구름 본 듯하고[세상의 명예와 이익은 뜬 구름을 보듯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 세간 명리 : 세상의 명예와 이익. / 뜬구름 : 덧없는 것, 헛된 것을 비유하는 말.]

아무런 욕심 없이 물외심(物外心)만 품고서[아무런 욕심 없이 속세로부터 벗어난 마음만 품고서. / 물외심 : 현실 세계의 바깥에 있는 마음. 즉 속세를 떠난 마음을 뜻함.]

이내 생애(生涯)를 산수간(山水間)에 부쳐 두고[나의 삶을 자연 속에서 사는 것으로 정해 놓고]

길고 긴 춘일(春日)에 낚싯대 비껴 쥐고[길고 긴 봄날에 낚싯대를 비스듬히 쥐고]

갈건(葛巾) 포의(布衣)로 조대(釣臺)에 건너오니[칡으로 만든 두건과 무명옷을 입고 낚시터로 건너오니. / 갈건 : 칡으로 만든 두건 / 포의 : 베옷]

산우(山雨)는 잠깐 개고 태양이 쬐는데[산에 내리는 비(山雨)는 잠깐 내리다가 그치고, 햇볕이 내리 쬐는데]

맑은 바람 더디 오니 경면(鏡面)이 더욱 밝다[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오니, 거울 같은 수면(水面)이 더욱 밝다. / 경면 : 잔잔한 수면을 비유한 말.]

검은 돌이 다 보이니 고기 수를 알리로다[(물속이 맑아서) 물속에 있는 검은 돌이 다 보여서 고기가 몇 마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고기도 낯이 익어 놀랄 줄 모르니 차마 어찌 낚겠는가[고기들도 내 얼굴을 알아보고 놀라지 않고 도망하지 않으니, 그런 고기를 차마 어떻게 낚아 올릴 수 있겠는가? / 대상과 일체가 된 친근감을 재미있게 표현함.]

낚시 놓고 배회하며 물결을 굽어보니[낚시를 그만두고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가 몸을 구부려 물결 속을 내려다보니]

운영천광(雲影天光)은 어리어 잠겼는데[구름 그림자와 하늘의 맑은 빛이 (물에) 어리어 잠겨 있는데. / 운영 : 구름 그림자. / 천광 : 맑게 갠 하늘의 빛.]

어약우연(御藥于淵)을 구름 위에서 보는구나 문득 놀라 괴이하여[물고기가 못에서 뛰는 것을 구름 위에서 보고나니 문득 놀랍고도 기이하여. / 물속에 비친 구름 위에서 물고기를 바라보는 느낌을 나타낸 것임. / 어약우연 : 물고기가 연못에서 펄펄 뜀.]

아래를 두루 굽어 살피고 위를 우러러보니 상하천(上下天)이 완연하다.[몸을 구부려 물속을 내려다보고, 또 몸을 일으켜 하늘을 살펴보니, 위의 하늘과 아래의 하늘이 서로 비슷하다. / ‘상천(위의 하늘)’은 실제의 하늘을 가리키며, ‘하천(아래의 하늘)은 물속에 비친 하늘을 가리킴. / 완연 : 아주 뚜렷하다. 서로 비슷하다.]

한 줄기 동풍(東風)에 어찌하여 어적(漁笛)이 높이 불어오는가[한 줄기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어찌하여 어부의 피리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오는가. / 어적 : 어부의 피리 소리.]

강천(江天)이 적적한데 반갑게도 들리는구나[물과 하늘이 인적이 없이 고요하고 쓸쓸한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부의 피리소리가 들려오니 반갑구나. / ‘어적은 주변의 적적함을 더욱 부각하는 역할을 함. / 적적하다 : 조용하고 쓸쓸하다.]

임풍(臨風) 의장(倚杖)하여 좌우(左右)로 돌아보니[바람을 맞으며 지팡이에 의지하여 주변을 살펴보니.]

대중(臺中) 청경(淸景)이 아마도 깨끗하구나. [낚시터의 맑은 경치가 맑고 깨끗해 보이는구나.]

물도 하늘 같고 하늘도 물 같으니[물도 하늘과 같아 보이고 하늘도 물과 같아 보이니. / 물과 하늘이 다 같이 맑고 푸르게 보이는 모습임.]

벽수(碧水) 장천(長天)은 한 빛이 되었거든[푸른 물 긴 하늘은 한 가지 빛이 되었는데. / 벽수 : 짙푸른 빛이 나도록 맑고 깊은 물. / 장천 : 끝없이 잇닿아 멀고도 넓은 하늘]

물가에 백구(白鷗)는 오는 듯 가는 듯 그칠 줄을 모르네[물가의 흰 갈매기들은 오는 듯 가는 듯 그칠 줄 모르고 날아다니는구나.]

 

핵심정리

1)화자의 상황, 정서․태도

■상황 : 화자 가 겉으로 드러나 있다. 화자는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지내고 있다.

■정서·태도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지내는 즐거움이 나타나 있다.

-세속적인 명예나 이익을 멀리하는 소박한 태도가 나타나 있다.

-맑고 깨끗한 자연 경관을 예찬하고 있다.

-물아일체의 자연친화적 경지가 나타나 있다.

■주제 :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예찬과 자연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흥취.

<o:p></o:p>

2)시어의 함축의미

■자연친화적 정서가 나타난 시어 : 명월청풍, 산수, 물외심, 낚싯대, 운영천광, 어약우연, 벽수 장천 등

<o:p></o:p>

3)표현 및 전개상의 특징

■서술양식 : 1인칭 독백체. 작가의 주관적 감회와 체험을 노래하는 서정적 양식을 취하였으나, 끝 대목에 이르러 일생에 품은 뜻을 비옵나다 하나님아로 진술함으로써 하느님을 청자로 설정하여 작가가 청자에게 자신의 강렬한 염원을 제시하는 주제적 양식을 취하였다. , 작가의 감흥과 체험만을 노래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작가가 염원하는 바의 이상세계를 제시하였다.

■운율 : '4 4보격 무한연속체'라는 가사의 율격을 대체로 지켰으나, 2음보를 추가하여 6음보로 늘어난 행이 상당수 있다.

<o:p></o:p>

<o:p></o:p>

▣ 개관

1636년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가 지은 가사. 작가가 은거하던 경상북도 영천에 있는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자연에 몰입하는 주관적인 마음을 노래한 것이 주를 이루지만, 임진왜란을 직접 경험한 작자의 평화에 대한 염원 또한 절실하게 드러나 있다.

그가 남긴 7편의 가사 가운데 최후의 작품으로 76(1636) 때 지었음.

<o:p></o:p>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