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 묘비명 정리 및 해제

 

김광규 - 묘비명 정리 및 해제

 

한 줄의 시는 커녕

=> 정신적 가치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 정신적 가치

1~2행: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는 삶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 물질적 가치

 

높은 자리에 올라

=> 물질적 가치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 반어적 표현

 

1~6행: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압도하는 현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 물질적 가치에 경도된 문인 -> 문인마저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현실 상황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한 '그'를 예찬하는 내용

 

7~8행: 문인마저 물질적 가치를 추종하는 현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주체: 묘비

 

이 묘비는 살아 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 후대에 그릇된 영향을 미칠 것을 안타까워함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는 현실 비판, 시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 의식

 

9~14행: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

 

1)화자의 상황, 정서 태도

￭상황 : 화자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으며, 화자는 오래된 묘비명에서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있다.

￭정서 태도 :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 있다. 대상(묘비명)을 통해 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문학인의 역사적 사명에 대한 인식을 준엄하게 촉구하고 있다. 역사와 시인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실에 대해 개탄하는 어조가 드러나 있다. 시인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기 반성적 태도가 담겨 있다.

￭주제 : 물질과 권력을 추구하는 세태에 대한 자조와 비판.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

 

2)시어의 이미지와 함축의미

￭대조적 의미 : 시, 소설<정신적 가치> ↔ 돈, 자리(지위)<물질적 가치>

￭묘비명 : 이 글에서는 ‘미화와 거짓된 칭송의 수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풍자 대상 : 물질적 가치만 숭상하는 ‘그’와 ‘그’를 찬양하는 ‘어느 유명한 문인’ 둘 다 해당된다. ‘그’에 대해서는 부와 권력만 추구하는 삶을 산 것에 대해 풍자하고 있으며, ‘어느 유명한 문인’에 대해서는 ‘그’를 찬양한 것에 대한 풍자이다.

-‘그’ : 부와 권력을 추구한 사람.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는 사람. 정신적으로 황폐한 삶을 산 사람

-문인 : 부와 권력에 아첨한 사람. 물질적인 힘에 종속된 사람. 문인은 삶의 진실과 부조리를 분별하는 시각을 지녀야 하는데, 하잘것없는 삶을 예찬하는 것은 문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망각한 것이다.

 

3)표현 및 전개상의 특징

￭반어 : ‘훌륭한 비석’, ‘귀중한 사료’는 반어적 표현이다. ‘행복하게 살며’에도 반어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한 것이냐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냉소적 풍자와 비판 : 돈과 지위를 누리다가 죽은 어느 사람의 묘비명을 통해 물질적 안락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과 부정적인 세태를 풍자 비판하고 있다.

￭냉온 감각의 이미지 대조 : ‘불의 뜨거움’ ↔ 비석(차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