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대설주의보 정리 및 해제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구원의 이미지 현실적 억압 앞에 고립된 민중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백색의 이미지-현실적 시련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연약한 존재 / 강력한 이미지의 눈과 연약한 새가 색채의 대조를 이룸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흑색의 이미지-민중 / 연약하지만 눈보라에 맞서는 굴뚝새의 의지로 볼 수도 있으나 ‘굴뚝새’는 1980년대 군분정권에 유린당한 국민들의 모습을 상징하므로 은신처를 찾아 날아오르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3연의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는 구절 참고
눈보라 : 1980년대 초의 신군부의 폭압적 권위주의 정권 상징
▶1연 : 휘몰아치는 눈발 사이로 날아가는 굴뚝새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폭압적인 권력에 고립되고 절망하는 존재들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 놓을 듯
폭압적인 권력에 고립되고 절망하는 존재들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서정적 이미지↔ 백색의 계엄령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의 폭력성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1980년대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을 반영
군단 / 계엄령 - 1980년 초의 시대상황 암시하는 시어
▶ 2연 : 세찬 폭설의 위력과 힘찬 기세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서둘러 간에 몸을 감춘다.
날아간다 ↔감춘다
절대 권력 앞에서 왜소해지고 나약해지는 민중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까.
솔개 :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
▶3연 :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굴뚝새의 피신
길 잃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폭압적인 권력에 고립되고 절망하는 존재들
눈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질 듯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집 굴뚝에
‘때’는 끼니를 말하는 것으로 ‘때를 끓인다’는 것은 끼니, 식사를 준비한다는 뜻임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독재와 억압의 시대
▶4연 : 생명과 생활을 위협하는 눈보라
작품 개관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상징적, 감각적, 대립적
◈ 표현 및 특징
① 추상적 관념(계엄령)을 시각적 이미지인 ‘백색의 눈’으로 전이시킴으로써 구체적 실체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② 시구의 반복을 통해 ‘백색의 눈’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드러내고 있다.
③ 사건과 묘사가 적절하게 결합하여 사진 및 그림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④ ‘눈’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공포와 위협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⑤ 시적 화자의 정서 및 태도 : 화자는 엄청난 폭설로 대비되는 폭압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⑥ 폭력을 자행하는 세력들과 그들의 횡포를 자연적 이미지와 결합하여 표현하고 있다.
⑦ 각 연의 일부 행은 다른 연에서 변주되어 다시 나타남으로써 지속적이면서도 위압적인 태도로 우리의 삶을 포섭해 오는 시대적 불의와 억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⑧ 흑백의 이미지 대립, 강력한 눈보라와 연약한 굴뚝새라는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시대적 상황을 비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 주제 : 진실을 은폐하고, 소통을 가로막으며, 부당한 삶의 원리를 강요하는 시대의 물리적인 외압과 위기의 삶 / 억압적인 시대 현실에 대한 비판 / 삶과 생존을 위협하는 부정적 현실의 고발
시의 짜임
▶1연 : 휘몰아치는 눈발 속으로 굴뚝새가 날아감
▶2연 : 엄청난 폭설은 군대를 연상시킴
▶3연 : 굴뚝새가 뒷간에 몸을 감춤
▶4연 : 폭설은 생물들의 생활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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